교외를 달리다 보면 곳곳에 삼삼오오 모여 있는 가구단지와 맞닥뜨리게 된다. 그러나 스치면 그뿐…. 한 번 지나면 ‘어디였더라’ 아무리 떠올리려 해도 기억에서 아물아물. 한번에 여러 가구를 장만해야 할 때는 가구단지를 찾아보는 것도 좋다. 무엇보다 가격이 시내에 있는 매장보다 싸다. 한 곳에 있어 비교적 발품을 덜 팔면서도 쉽게 다양한 가구의 가격을 비교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. 하지만 단지마다 조금씩 성격이 다른 만큼 가구단지의 특성을 미리 파악한 뒤 방문하는 게 좋다.
▽서울의 ‘3대 가구거리’=마포구 아현동, 동작구 사당동, 성동구 왕십리가 바로 그곳. 아현동은 신제품은 물론 중고가구 전통가구 목재가구 등 다양한 가구와 만날 수 있는 곳. 120여개의 가구매장이 밀집해 있다. 가구공장을 직접 갖고 있는 매장도 적지 않아 중저가 제품이 많다. 사당동은 중고용품이 많은 게 특징. 또 약간의 ‘흠’이 있는 가구를 싸게 파는 매장도 적지 않다. 왕십리는 200개의 가구매장이 빼곡히 모여 있는 곳. 60년대 목재상들이 들어서면서 가구매장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. 전국 공장에서 덤핑으로 구입한 가구들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도 있다. 가격이 싸 지방상인들이 대량으로 물건을 사가기도 한다.
▽멋스러움을 느낄 수 있는 논현동과 헌인=서울 강남구 논현동은 고급 수입가구 전문매장을 비롯해 약 100개의 가구매장이 밀집해 있다. 특징은 수입가구 등 고가품과 최신 유행제품이 주를 이룬다는 것. 장식이 화려하고 귀족적인 분위기를 원하는 경우 찾을 만하다. 근처에 조명 카펫 등 인테리어 부자재를 파는 상점이 있는 것도 장점.
헌인가구단지에는 250개의 가구공장과 60여개의 가구전시 판매장이 몰려있다. 논현동 가구거리에 비해 고급스러움이 조금 덜하고 가격도 약간 싸다. 품위와 고급스러움을 다소 싼 가격에 만족시킬 수 있는 곳이다.
▽수도권엔 어떤 가구단지가 있을까=경기 고양시 일산가구단지도 규모면에서는 국내의 어느 가구단지에 뒤지지 않는다. 약 15만평 부지에 250여개 공장과 110여개의 전시장이 몰려있는 것. 보루네오 에이스 바로크 등 유명 브랜드의 상설 할인매장은 물론 수공예 가구 전문점까지 모여 있다.(대표전화 031-913-0640∼1)의왕시도 제법 큰 가구단지. 수만원대의 저가품부터 수천만원대의 고가품까지 다양하다는 게 특징이다. 자체 브랜드를 가진 중소업체들이 직접 만들어 파는 상품도 많다. 일부 업체는 유명 가구업체에 납품할 정도로 품질이 우수하다.(대표전화 031-452-5878)포천시 송우리의 가구단지는 수도권 북부 최대 가구 쇼핑명소로 손꼽히는 곳. 각 매장이 150∼250평에 이를 정도로 대형이다. 가족 나들이 겸 포천에 들러보는 것도 권할만하다.(대표전화 031-543-5002)▽부산·대구·광주=부산 좌천동가구거리는 고전칠기부터 수입원목가구까지 모두 갖추고 있다. 버스로 두 정거장 사이에 100개 이상의 매장이 늘어서 있으며 50년 이상의 오랜 전통을 자랑한다. 대구의 종로 가구거리에선 유명 브랜드가구뿐 아니라 등가구 수공예가구 등도 살 수 있다. 칠성동은 중고가구를 사고파는 곳으로 유명한 곳. 최근엔 유명브랜드의 재고가구 등도 골고루 갖추고 있다. 광주에서 손꼽히는 가구거리는 누문동. 고급 가구가 많지만 가격은 시중 매장보다 저렴한 편이다.
<가구종합사이트http://www.gagukorea.co.kr참조>이나연기자larosa@donga.com
